지구를 구하러 우주로 간 사람들, 아마겟돈
1998년 여름은 소행성 재난 영화의 해였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비슷한 소재의 딥 임팩트와 맞붙었지만, 결국 흥행에서 확실히 앞선 건 마이클 베이의 아마겟돈이었어요. 과학적 개연성보다는 스펙터클과 감정, 그리고 유머에 모든 걸 건 전형적인 여름 블록버스터인데, 지금 다시 봐도 그 특유의 뜨거운 에너지만큼은 여전합니다. 특히 에어로스미스의 'I Don't Want to Miss a Thing'이 흐르는 후반부는 세대를 넘어 기억되는 명장면이죠.
어떤 영화냐면
1998년 개봉한 미국 SF 재난 액션 영화로, 감독은 마이클 베이, 제작은 제리 브룩하이머입니다. 브루스 윌리스를 중심으로 벤 애플렉, 리브 타일러, 빌리 밥 손턴, 스티브 부세미 등 화려한 앙상블 캐스트가 참여했어요. 러닝타임은 약 145분이며, 전 세계 흥행 수익은 5억 5천만 달러를 넘어 1998년 세계 흥행 1위를 기록했습니다. 한국에서는 1998년 7월 개봉했습니다.
줄거리
텍사스 크기만 한 거대한 소행성이 지구로 돌진해 오면서 인류 멸망까지 단 18일이 남습니다. NASA는 이 소행성을 폭파하기 위해 표면에 착륙해 핵폭탄을 심는다는 계획을 세우고, 세계 최고의 심해 유전 굴착 전문가 해리 스탬퍼(브루스 윌리스)와 그의 팀에게 도움을 요청합니다. 우주 비행 훈련조차 제대로 받지 못한 거친 굴착 노동자들이 우주로 향하고, 소행성 표면에서 온갖 위기를 겪으며 지구를 구하기 위한 마지막 임무에 목숨을 겁니다.
좋았던 점
마이클 베이 특유의 압도적인 스케일과 시각효과가 화면을 꽉 채웁니다. 소행성 파편이 도시를 강타하는 장면이나 우주 굴착 장면 등 볼거리가 끊이지 않아 러닝타임이 긴데도 지루할 틈이 없어요. 무엇보다 이 영화의 진짜 힘은 후반부의 감정에 있습니다. 딸을 위해 스스로를 희생하는 해리의 결말은 다소 신파적이라는 걸 알면서도 눈물이 나게 만들죠. 개성 강한 조연들의 티키타카와 유머도 무거운 소재를 적절히 환기시켜 주고, 에어로스미스의 주제곡은 영화의 감동을 몇 배로 끌어올립니다.
아쉬운 점
과학적 개연성은 사실상 포기한 영화라, 냉정하게 뜯어보면 말이 안 되는 설정이 한둘이 아닙니다. NASA가 우주비행사를 훈련시키는 것보다 굴착공을 우주비행사로 만드는 게 빠르다는 전제부터가 유명한 비판 지점이죠. 또 마이클 베이 특유의 빠르고 정신없는 편집은 액션의 긴박함을 주기도 하지만, 정작 무슨 일이 벌어지는지 파악하기 어렵게 만들기도 합니다. 감정을 밀어붙이는 방식이 다소 과하다고 느끼는 관객도 있을 거예요.
요약하면
머리로 보는 영화가 아니라 가슴으로 보는 영화입니다. 과학적 허점은 잊고 스펙터클과 희생의 감동에 몸을 맡기면 이만한 오락 영화도 드물어요. 90년대 여름 블록버스터의 화끈한 에너지를 그대로 느끼고 싶거나, 세대를 넘어 사랑받는 재난 영화의 정석을 경험하고 싶은 분에게 추천합니다.